미국 월세 vs 집 구매 (재산세, 렌트비, 주택비용)
캘리포니아에서 월 2,800달러, 한화로 약 400만 원을 렌트비로 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도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보면서 "이게 1년이면 4,800만 원인데, 이 돈이 그냥 증발하는 거네"라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룬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결국 집을 샀습니다. 재산세만 연 3,000만 원이라는 말에 충격받았지만, 그래도 10년 후를 계산해보니 답은 명확했습니다.
매달 400만 원 렌트비, 1년이면 5천만 원
미국에는 전세 제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집을 빌려 살면 매달 월세를 내야 하는데, 이 돈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캘리포니아 같은 경우 원룸 아파트도 월 2,650달러에서 2,800달러 정도 하고, 환율까지 감안하면 380만 원에서 40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1년이면 4,500만 원에서 4,800만 원이 그냥 사라지는 겁니다.
제가 캔자스에서 처음 미국 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렌트로 살았는데, 그때는 월세가 지금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로 이사 오고 나서는 렌트비가 두 배 가까이 뛰더군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보면서 "이 돈을 10년 내면 5억이 날아가는 건데, 그럼 나한테 남는 게 뭐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축해서 5천만 원 모으려면 몇 년이 걸리는데, 그 돈을 1년에 다 까먹고 있다는 게 너무 억울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월세가 계속 오른다는 점입니다. 집주인이 1년마다 월세를 올려 달라고 할 수도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갑자기 200달러, 300달러씩 인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물가가 오르고 집값이 오르면 당연히 렌트비도 따라 오르니까요. 지금 400만 원이면 5년 후에는 450만 원, 500만 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렌트로 살면 평생 남의 집 월세만 내다가 끝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재산세만 연 3천만 원, 그래도 집을 샀다
집을 사려고 알아보면서 가장 충격받았던 게 재산세였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재산세율이 다른데, 캘리포니아는 집값의 약 1% 정도를 재산세로 냅니다. 여기에 특수개발세라는 게 추가로 붙어서 실제로는 1.5~2% 가까이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계약한 집은 120만 달러였는데, 계산해보니 주 재산세랑 특수개발세 합쳐서 연간 2만 달러, 한화로 약 3,000만 원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재산세만 3천만 원이면, 월세 내는 거랑 비슷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계산해보니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월세는 10년 내면 5억이 그냥 증발하지만, 집을 사면 대출을 갚아가면서 자산이 쌓이는 겁니다. 미국 집값은 단기적으로는 오르락내리락해도 장기적으로는 계속 우상향합니다. 10년 후에 집값이 20~30% 올라 있다면, 그 차익은 고스란히 제 몫이 되는 거죠.
게다가 대출 이자와 재산세는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많을수록 공제 금액도 커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연간 소득세 신고할 때 대출 이자랑 재산세를 공제 항목으로 넣으니까 생각보다 환급을 많이 받았습니다. 렌트비는 세금 공제 대상이 아니니까, 이 부분에서도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고 느꼈습니다.
재산세 외에도 주택 보험, 유지보수비, HOA 비용 같은 게 추가로 들어갑니다. 주택 보험은 캘리포니아처럼 산불이 많은 지역은 연간 수천 달러씩 내야 하고, 요즘은 아예 신규 가입을 거부하는 보험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HOA 비용은 커뮤니티 관리비인데, 눈 치우고 잔디 깎아주는 비용으로 월 200달러에서 500달러 정도 냅니다. 이런 비용까지 다 합치면 부담이 크긴 합니다. 하지만 월세가 매년 오르는 걸 생각하면, 그래도 집을 사는 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주별로 다른 재산세, 텍사스는 의외로 비싸다
미국은 50개 주마다 재산세율이 천차만별입니다. 가장 높은 곳은 뉴저지주로 집값의 2.08%를 냅니다. 일리노이주는 1.95%, 텍사스주는 1.47% 정도입니다. 반대로 하와이주는 0.26%로 가장 낮지만, 대신 집값 자체가 워낙 비싸서 실제로 내는 재산세는 만만치 않습니다. 캘리포니아는 1% 정도인데, 여기에 특수개발세가 붙어서 실질 부담은 더 큽니다.
텍사스는 소득세가 없는 대신 재산세가 높습니다. 달라스 같은 경우 방 세 개짜리 단독주택이 60만 달러 정도 하는데, 연간 재산세가 8,820달러 정도 나옵니다. 소득세가 없으니까 일하면서 버는 돈에서 세금을 안 떼는 대신, 집을 사면 재산세로 걷어가는 구조입니다. 저는 캘리포니아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텍사스도 재산세만큼은 만만치 않더군요.
재산세율이 낮은 주로 가면 부담이 줄긴 하지만, 그만큼 일자리나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캘리포니아에서 일을 하다 보니 다른 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고, 결국 여기서 집을 사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재산세가 비싸긴 해도 장기적으로 자산을 축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집을 사고 나니 심리적 안정감이 생겼다
집을 사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심리적 안정감이었습니다. 렌트로 살 때는 못 하나 제대로 박지 못했습니다. 그림을 걸고 싶어도 "나중에 이사 갈 때 구멍 메워야 하나" 하는 생각에 망설여졌고, 벽지가 더러워져도 "내 집이 아닌데 뭐"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항상 임시로 사는 느낌이었달까요. 집주인이 언제 월세를 올려 달라고 할지, 계약 갱신을 안 해줄지 불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을 사고 나니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못도 마음껏 박고, 벽에 선반도 달고, 거실 한쪽에 작은 홈오피스도 꾸몄습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집을 꾸미니까 애착도 생기고,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내 집이다"라는 안도감이 듭니다. 캔자스에서 첫 집을 샀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그때 느낀 그 편안함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집을 산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주택 담보 대출 이자도 매달 나가고, 재산세도 내야 하고, 뭔가 고장 나면 직접 고쳐야 합니다. 렌트로 살 때는 수도관이 터지면 집주인한테 전화하면 됐는데, 이제는 제가 직접 배관공을 부르고 비용도 제가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내 집"이라는 안정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집을 사느냐 마느냐는 단순히 숫자 계산만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10년 후 재산 가치, 세금 공제 혜택, 월세 인상 방어,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음 편히 살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기준이었습니다. 저는 집을 사고 나서 매달 통장을 확인할 때마다 느끼던 그 허탈함이 사라졌고, 대신 "내가 자산을 쌓아가고 있다"는 뿌듯함이 생겼습니다. 만약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번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당장의 재산세가 부담스럽더라도, 10년 후를 생각하면 답이 보일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pA0vb3VcRpI.jpg)